뉴욕 맨해튼 대배심, 형사기소 가결
2016년 대선 때 성인배우에 입막음 돈 지급 혐의
트럼프 반발 "선거 사기…바이든의 마녀사냥"
2016년 대선 때 성인배우에 입막음 돈 지급 혐의
트럼프 반발 "선거 사기…바이든의 마녀사냥"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미국 뉴욕 맨해튼 배심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추문에 대한 입막음을 위해 뇌물을 지급했다는 혐의로 기소 결정했다. 이번 기소로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가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사기"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성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배심은 미 검찰이 중대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거쳐야 하는 절차다. 대배심에선 검찰 측의 수사 증거를 듣고 비공개로 심사해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맨해튼 대배심이 23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최소 12명 이상이 기소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의 기소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의 5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사해 온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그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달러를 지급한 의혹에 초점을 맞춰왔다.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이름의 이 배우가 대선 직전 언론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보내 대니얼스에게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이 돈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을 통해 코언에게 13만달러를 변제하면서 회사 내부 문건에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해 기업 문서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형사기소라는 악재를 맞닥뜨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 결정에 대해 "역사상 최고 수준의 정치 박해와 선거 간섭"이라며 "이 마녀사냥은 조 바이든에게 엄청난 역효과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이어서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과 협의해 조만간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형식적인 체포 상태에서 법원으로 이동해 기소인부절차를 진행, 공소 사실 인정 여부에 대해 답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기소된 만큼 보통의 피고인처럼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설지는 불투명하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