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범죄 아닌 사람 쫓아"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바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을 비판했다.
윌리엄 바 전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해 "공소장이 공개되지 않아 약간 추측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뉴스 보도가 정확하다면 트럼프 기소는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이라면 기소하지 않았을 사건을 들고 나온 건 검찰권 남용의 전형"이라며 "그들은 범죄가 아닌 사람을 쫓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는 트럼프 전 행정부의 마지막 법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한때 '충신으로 통했으나, 지난 대선 불복 과정에서 트럼프에 반기를 들다 쫓겨났다. 이후 트럼프에 비판적인 입장을 종종 밝히기도 했다.
최근 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기밀문건 반출 사건과 관련해 그를 기소하기 위한 증거를 특별검사가 충분히 확보했을 것이란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바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한 기소의 배경이 되는 법적 이론이 "취약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사건은 철삿줄과 종이클립, 고무밴드로 고정돼 있다"며 "그것은 비열한 일로, 이 지방검사(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가 이 사건을 가지고 정치적 과정에 영향을 주려는 건 우리 역사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사기 주장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속일 의도로 행해졌다는 게 법적으로 증명 돼야 하나, 이번 사건에서는 유효한 주장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경범죄 사건을 또 다른 범죄를 은폐하려 문서를 위조했다는 이유를 들었고, 중범죄로 밀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지난 30일 성인 배우와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네며 회계 문건을 조작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격 기소했다.
트럼프는 정치적 박해라 주장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차기 대선 잠룡들과 공화당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기소된 직후 정치 후원금이 쇄도하면서 보수층 결집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트럼프 차기 대선 출마에 어떤 영향을 줄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쉽지 않다.
한편 트럼프는 오는 4일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소 인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