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소식통 인용 "조사 완료하는 데 몇 개월 소요 예상"
오스틴 국방장관, 첫 입장 표명…"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미국 정부가 기밀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미 법무부와 국방부가 조사를 주도하는 한편, 연방수사국(FBI)까지 유출자 색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유출 기밀에 접근 가능한 사람들이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거론되면서 유출자와 유출 규모 및 경위, 국가안보상 피해 등을 확인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첫 입장 표명에 나서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정부에서는 법무부와 국방부가 각각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국방부가 주도하는 범부처 조사는 국방부 정보안보실이 이끌고 있으며, 밀랜시 해리스 정보보안 부차관이 국방부 측 조사를 책임질 것이라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CNN 방송에 전했다.
국방부 의뢰를 받은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유출자 색출을 위한 형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유관 부처와 함께 △문건의 진위 여부 △국가안보 및 동맹 관계 영향 △보안 문서 취급 절차상 문제 등을 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크리스 미거 국방부 장관 보좌관은 지난 10일 "국가안보 및 동맹·파트너 국가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범부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방부는 유출 범위와 규모, 영향평가, (피해) 경감 조치를 살펴보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정부가 기밀문서 유출 의혹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기밀 문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수여서다. 뉴욕타임스(NYT)는 그 규모를 수백 명이라고 전했다. CNN은 소식통 말을 인용해 대상자들이 수천 명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CNN은 조사를 완료하는 데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3명의 미국 정보 관리 말을 통해 전했다. 다만 유출된 기밀문건에 접힌 표시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접근 권한이 없는 사람이 유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유출 기밀문서로 한국 NSC에 대한 도·감청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외교 채널뿐 아니라 국방 채널까지 가동해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이 사안에 대해 통화한 데 이어, 이날 첫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국과 필리핀의 외교·국방장관 간 '2+2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