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주당 전대 돈 봉투 의혹' 공방…"쩐당대회" vs "기획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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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민주당 전대 돈 봉투 의혹' 공방…"쩐당대회" vs "기획 수사"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3.04.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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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주 체제 뒤흔든 중대 범죄"
민주 "검찰, 대대적인 압수수색 의아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웅래 의원을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웅래 의원을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여야가 검찰이 수사 중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연일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쩐당대회"라며 공세를 퍼부었고, 민주당은 "검찰 정권 기획 수사"라고 맞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은 '더불어돈봉투당'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녹취록에 나온 내용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결국 '송영길 불법 정치 자금 의혹 게이트'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강래구 한국공공기관 감사협회장에서 6000만원을 전달 받아 민주당 현역 의원 10명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두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12일 실형을 선고 받은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녹음 파일에서 나온 것으로,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당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송영길 전 대표가 현재 체류 중인 프랑스 파리 현지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을 "이 전 부총장의 개인 일탈 행위"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는 이 전 부총장의 개인 일탈이라는데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귀국해서 진실이 뭔지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후보로 뛴 사람이 자기 핵심 측근, 당선된 다음에 사무부총장을 시킨 사람이 무슨 짓을 한지 모른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는 돈 봉투와 더불어일 뿐이며 '쩐당대회'에서 '민주'라는 이름은 사라졌다"며 "2021년 당시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믿지 못할 돈 봉투 부조리극은 민주주의 후퇴는 물론 정당 정치의 타락이며 대한민국 민주 체제 근간을 뒤흔든 중대 범죄"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기획 수사'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민주당 의원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는데 의아하다"며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2년 전 일을 빌미로 압수수색한 것도 그렇고, 검찰 제공 가능성이 높은 녹취 파일이 당일 보도 된 것도 검찰의 저의를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미국의 '도청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로 쓰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검찰의 이번 수사를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로 규정한 당 차원의 입장을 낸 바 있다.

한편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공식적인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지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수사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관측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대책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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