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정보위원장 "접근 권한 너무 나가…권한 부여 자체 문제"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최근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유출 사태와 관련해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조만간 하원에서 청문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더불어 워싱턴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지난 2001년 9·11 사태 후 미국의 정보 접근 권이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한 하원 정보위원장인 마이클 터너 공화당 의원은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 "9·11 이후 우리는 전체적인 그림을 맞추기 위해 기밀 정보를 보다 광범위하게 공유할 필요를 인식하게 됐다"며 "매사추세츠에 있는 누군가(잭 테세이라)가 우크라이나 정보에 접근권을 갖고 있다는 지점에서 볼 수 있듯 권한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밀문서 유출 피의자인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를 겨냥해 "접근 권한을 가져서 안 됐던 문서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누군가는 주의를 기울여 그의 접근 권한을 끊어냈어야 했다. 그가 접근했던 정보들은 알 필요가 없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터너 위원장은 하원에서 청문회를 열어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군 주 방위군 출신의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의원도 ABC 방송에 출연해 "내가 이런 정보를 볼 수 있었다면 놀랐을 것"이라며 "테세이라 정도의 위치에 있는 누군가가 그렇게 많은 접근권을 가졌다는 것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는 우리 입지에 큰 손해를 입혔다"며 동맹 관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이어 "문제는 그가 어떻게 이 정보를 얻었고, 왜 그랬냐는 것인데 누군가는 이 문제로 물러날 필요가 있다"고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 인터넷에 유출된 기밀 정보 유출 피의자로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102 정보단 소속 테세이라를 지목하고 체포했다.
테세이라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 채팅방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문건과 함께 한국, 영국, 호주 등 우방이 포함된 기밀 정보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테세이라는 체포 하루만인 14일 법정에 출석했고, 그에게 국방 정보의 미승인 보유 및 전송, 기밀문건·자료의 미승인 반출 및 보유 등 2개 협의가 적용됐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세이라가 많은 군 비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파악하도록 주무 부처에 지시했다고 미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유출된 문건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소셜 미디어와 검색 엔진을 조작해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거짓 정보를 흘리는 데 알려진 방법보다 훨씬 능숙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