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대(對)중국 관계를 확고히 재정립하기 위해선 EU 내부의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일관성 있는 대중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공동의 의지를 드러내고, (대중 전략의) 성공이 어떤 모습인지 함께 정의하고 단결력을 보여줄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주 전 나는 대중관계 연설에서 확고한 유럽의 대중 정책은 EU 회원국 및 기관 간 긴밀한 조율, 그리고 분열을 피하는 것과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외부의) 책략을 이겨내려는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미 최근 며칠 사이 그러한 책략이 실행되는 것을 봤다”고 발언했다.
특정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과 함께 5∼7일 중국을 방문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귀국길 인터뷰에서 '대만 거리두기' 발언을 하면서 EU 내부에서 비판 목소리가 제기되는 등 논란이 불거진 상황을 우회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특히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중국해, 동중국해 및 인도 국경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 과시는 우리의 파트너국과 그들의 합법적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EU는 중국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는 매우 우려스럽고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절대 피해선 안 된다”며 “인권침해를 지적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제재를 받은 의원들에게 연대를 표명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을 여전히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규정하면서 관계 재정립이 ‘탈동조’가 아닌 ‘탈위험’ 원칙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어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EU 핵심 산업의 회복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U 기업의 중국 등 역외 투자로 인해 기업이 보유한 핵심 기술이 현지 군사분야 등으로 유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관련 대책을 포함한 ‘신(新)경제안보 전략’을 수개월 안에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최종 타결된 ‘통상위협 대응조치(ACI)’를 사례로 들며 “’통상방어 수단’을 더 과감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CI는 EU 및 회원국에 대한 제3국의 경제적 위협에 대해 신속한 대응조치를 발동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2021년 중국이 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대만’ 명칭을 사용한 외교공관 설립을 추진한 것을 문제 삼아 리투아니아산 상품 통관 거부 등 보복한 것을 계기로 도입이 추진됐다.
이외에 “G7 혹은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지만 그간 관계가 다소 느슨했던 국가 등 파트너국들과 경제안보와 무역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공급망 회복성 및 다각화를 강화하고 우리의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