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전세 수요 하급지‧소형 아파트로 옮겨갈 것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전세사기 영향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의 전세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전세사기 영향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확정일자 신고가 끝난 지난 3월 서울 빌라 등 연립‧다세대 주택 전세 거래량은 579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73건(27.2%) 줄어들었다. 오피스텔 전세 계약도 2288건으로 같은 기간 450건(16.4%)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거래가 547건(4.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아파트 전세 거래가 늘며 전국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 매물은 15만6046건으로 전월 17만2916건과 비교해 9.7% 감소했다. 이 기간 경기와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각각 11.5%, 10.8% 줄었다.
현장에서는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서울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빌라왕 같은 전세사기가 화제가 되면서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전세 문의가 거의 없었다”며 “수요자가 주로 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이라 이전까지는 전세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저렴하다고 보고 전세를 찾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엔 이전보다 월세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2~3월엔 전세사기 이슈가 잠잠해지면서 문의가 잠깐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이슈화되면서 줄어들고 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세대출금리 하락에도 비아파트 전세의 불신이 확산돼 월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어느 정도 낮아졌지만 비아파트의 경우 최근 전세사기 위험이 붉어져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하급지의 아파트 전세나 반전세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면 서울에서 빌라 전세에 살던 임차인이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월세를 좀 보태서 반전세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여 연구원은 “이전과 비교해 전세사기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특히 전세 거래 비중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빌라나 오피스텔의 전세 시장은 신용이 무너졌기 때문에 금리를 떠나서 당분간은 수요가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며 “이들 수요가 하급지나 소형 아파트로 옮겨갈 수도 있고 전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장기화될 경우에는 아파트 전세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