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서울시가 공공주택 주거 품질을 높이고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공공주택 매입기준과 절차를 8년 만에 개편한다. 공공주택 매입비에 빌트인 가전‧가구 설치비용을 포함하고 매입 절차도 간소화한다.

서울시는 재건축 등 용적률 완화로 건립되는 공공주택 매입 시 적용하는 기준을 대폭 개선한다고 15일 밝혔다. 시가 지난 2015년 재건축‧역세권 등 소형주택 매입업무 처리기준을 정비한 뒤 첫 개편이다. 공공주택 매입업무 처리기준은 재건축 등 사업추진 시 민간건설사업자가 용적률 완화로 늘어난 주택의 일부를 공공주택으로 건설, 서울시에 공급(매도)하는 일련의 절차를 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부터 정비사업 등으로부터 총 1만319가구를 매입해 행복주택 및 장기전세주택 등으로 공급해 왔다. 이번 매입기준 개선안에 따라 기존에 ‘공정률 20% 이후’였던 매입시기는 ‘일반 분양시점’으로 앞당겨지고 제출서류도 9종에서 5종으로 간소화된다. 당초에 공공주택은 공정률 70~80% 이후 계약을 체결, 일반 분양세대에 비해 입주가 늦어지다 보니 공가로 유지되는 기간 중 관리비 발생 등의 문제가 있었다. 또한 주택 매매(매입)계약서와 사업시행인가(허가)서, 관리처분계획인가서 등 시‧구청이 보관 또는 확인 가능한 서류를 중복 제출하는 등의 불필요한 절차가 유지되고 있었다. 이외에도 자치구 인·허가로 추진되는 소규모주택건설 사업 중에는 입지 등 주거여건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공공주택 공급 절차 등의 어려움으로 공공주택 건설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존재했다. 서울시는 절차를 대폭 개선해 적극적인 공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건축허가 과정에서 공공주택 건설이 누락되지 않도록 자치구 건축심의 시 공공주택 건설여부를 필히 확인토록 하고, 지역건축사회 등 관련 직능단체 등에도 안내와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공급물량 확대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을 위해 공공주택 매입비에 빌트인 가‧가구 등 설치비용도 반영한다. 기본 품목으로 시스템에어컨‧붙박이장‧주방 가스쿡탑을 설치하고 전용 32㎡ 이하 원룸 등에는 냉장고‧세탁기도 매립형으로 설치한다. 빌트인 가전‧가구는 공공주택 매매계약 체결 시 사업시행자와 품목을 협의해 건축비에 가산, 매입비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반영한다. 전용 32㎡ 이하 기준 공공주택 1가구당 405만원의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서울시는 지난 2021년부터 법령 개정으로 확대된 공공재개발‧재건축과 모아주택‧모아타운 등 공공주택 물량을 비롯해 지난 2월 기준으로 6년 만에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가 9.8% 인상되면서 더욱 원활하게 공공주택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고품질의 쾌적한 공공주택을 지속 확보할 뿐만 아니라 공공‧민간 분양가구가 어우러져 이상적인 주거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갈 수 있도록 소셜믹스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