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책 마련 지시 후 한달
네 번째 피해자 사망에도 특별법 제정 놓고 정치싸움만
네 번째 피해자 사망에도 특별법 제정 놓고 정치싸움만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전세사기 피해에 따른 극단적 사태가 잇따르자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자 구제대책을 마련하라 지시한 지 한달이 지난 시점에도 관련 법 마련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및 보상범위 등을 놓고 정치권의 소모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달 말까지 관련 법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나, 워낙 이견차가 커 피해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양천구의 한 빌라에서 '빌라왕' 사건 피해자인 3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에 전 재산을 쏟아붓다시피 한 피해자들은 남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서울 강서구 전세사기 피해자 B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너무 막막하고 가슴이 아파 쉴 새 없이 울기만 했다”며 “피해자들이 죽어야 그때만 잠깐 관심을 주는 척하고 무엇 하나 바뀌지 않고 있는데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지난 4월 17일 빌라왕에 의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세 번째 사망한 직후 윤 대통령이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지 3주 만에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의원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고 야당에선 조오섭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특별법안을 연이어 대표발의했다.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 1일과 3일, 10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법안을 심사했으나, 의견차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