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6거래일째 상승...길어지는 ‘달러 강세’
美 긴축·中 리오프닝 불확실성에 원화 가치도 뚝뚝
美 긴축·中 리오프닝 불확실성에 원화 가치도 뚝뚝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다시 뛰고 있다. 14개월째 이어지는 무역적자 등 한국 경제의 약한 펀더멘털(경제의 기초 지표)과 더불어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 중국 위안화 약세 등의 요인이 겹겹이 작용한 결과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에 환율도 이달 초 1320원대로 안정되는 듯했지만, 지난주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흐름이 뒤바뀌었다.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탓에 위안화가 약세인 점도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도 1300~1350원대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1300원대 환율’이 고착화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338.6원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최근 환율이 다시 1330~1340원대로 상승한 배경으로는 미 은행 리스크와 물가 상승 우려가 꼽힌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지역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의 예금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팩웨스트 주가가 장중 30% 이상 폭락했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 위기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2일 102.509를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가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했다는 소식도 달러화 강세에 기여했다. 미국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달 미시건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5%를 기록했다. 수치 자치는 전월(4.6%)보다 내렸지만, 시장 전망치(4.4%)는 웃돌았다. 시장은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시건대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2%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일각에서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셸 보면 연준 이사는 미 기대인플레이션이 발표된 이후 열린 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고 노동시장이 긴축적일 경우 추가 긴축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긴축과 은행 위기,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환율도 변동성을 키우며 1300원대에서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연구원은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 수준을 회복할 경우 원·달러 환율도 또 다시 1340원을 넘어 연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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