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이후로 6년 만에 가족 단위 어선 귀순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들이 이달 초 어선을 타고 서해 북한한계선(NLL)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혀 군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이번 귀순 사례는 가족 단위로 이루어진 것으로 약 6년 만이다.
18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서해에서 북한어선 1척이 NLL 가까지 접근하는 동향을 포착하고 감시하다가 NLL을 넘자 즉각 병력을 투입해 신병을 확보했다. 이어 어선에 탑승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7일 새벽까지 귀순 의사를 확인한 후 이들을 수도권의 한 군부대로 이송했다.
어선에는 어린아이를 포함한 북한 주민,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2017년 7월 4명 귀순 후 가족 단위로 어선을 타고 탈북한 첫 사례"라며 "현재 통일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신문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은 이들의 정확한 인원과 관계, NLL로 내려온 일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귀순 가능성에 대비해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는 등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귀순 사례가 나와 향후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귀순은 북한 내 식량난 등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해 철저히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탈북 과정은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2020년 1월 국경을 전면 봉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일 코로나19 국제적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했지만 북한은 지금도 중국 국경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일가족 단위로 북한 주민들이 어선을 타고 귀순한 것은 공개된 사례 기준으로 2017년 7월 이후로 약 6년 만이다. 당시 북한 주민 4명은 어선을 타고 동해 NLL을 넘어왔는데 이들 중 일부가 일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탈북민 입국자 수는 2019년 이전까지 1000여명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229명을 기록하면서 급감했다. 이어 2021년에는 63명, 2022년에는 67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