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광주 5·18 정신 헌법 수록 공감대…'호남 민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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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광주 5·18 정신 헌법 수록 공감대…'호남 민심잡기'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5.1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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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 43주년 맞아 여야 정치권 대거 참석
국힘, 광주서 현장 최고위 열며 '설화 논란' 잠재우기 나서서
민주, 원포인트 개헌 카드로 '김남국 코인 논란' 진화 주력
여야 지도부들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 자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 지도부들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 자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는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총집결하며 '호남 민심잡기'에 나섰다. 특히 내년 총선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와 가상자산 투자 의혹 논란 등 여야가 성난 민심을 맞닥뜨린 만큼 이를 잠재우고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며 공을 들였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가 기념식 전날부터 광주를 찾아 구애에 나섰다. 특히 야당의 경우 5·18 정신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 카드로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여야는 18일 5·18 민주묘지에서 개최된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해외 출장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의원들을 제외하고 9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잇단 설화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태영호 의원은 자숙 차원에서 참석하지 않았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불가능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국회의원 대부분이 기념식에 자리했다. 특히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광주 민심을 자극하는 발언들로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내년 총선에 맞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국가 폭력에 책임 있는 정부·여당은 말로만 반성하고 추념하고 기념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광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소속 의원 6명 모두 함께했다.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는 기념식 전날 5·18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에 이어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특히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는 일찌감치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5·18 기념식에 참석할 것을 독려했다.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양당이 각종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멀어진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태영호 전 최고위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단 설화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민주당의 경우 '가상자산 투자 의혹' 논란 끝에 탈당한 김남국 의원으로 인해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  우선 국민의힘은 기념식에 앞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호남 구애'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5월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월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의 '5·18' 관련 발언 논란을 잠재우고 외연 확장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인 이날 광주에서 1980년 이후 출생한 광주·전남 청년들과 오찬 간담회도 진행했다. 
민주당의 경우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지도부 등이 전날(17일) 전야제 행사부터 텃밭인 광주를 찾아 5·18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 등 1박 2일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야당은 5·18 기념식 일정 내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과 관련, 정부·여당을 겨냥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5·18 기념식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보수 정부의 5·18 부정과 단절하고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권 핵심 인사들이 앞장서 망언을 쏟아내며 국민과 광주 시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이는 여당 소속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주장 등 설화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해 원포인트 개헌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던 5·18 민주화 운동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이제 지킬 때가 됐다"며 "이를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내년 총선에 맞춰서 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호남 지지층에게 민주당이 5·18 정신 계승의 적임자라고 강조하면서 여당에도 진정성을 보이라고 압박한 것이다. 다만 여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야당이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에서 "이미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하는것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고,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면서도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잘 찾아나가겠다"고 답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원포인트 개헌을 촉구한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이란 게 쉬운 과정이 아니다"라며 "이왕에 개헌할 거라면 그동안 개헌이 꼭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형성된 사항을 종합적으로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야당과 온도차를 보였다.  올해 기념식은 5·18 유공자와 유족 등 지난해보다 1000여명 많은 3000명이 초청돼 오전 10시부터 45분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기념식은 국민의례, 여는 영상, 경과보고, 헌정공연, 기념사, 기념 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첫 5·18 기념식 참석에 이어 올해도 5·18 묘지를 찾았다. 이날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 앞에는 시민들과 경찰들로 가득 찼다. 일부 지지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을 수사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이목을 끌었다. 5·18 기념일은 1980년 신군부의 폭압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5월 9일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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