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지주사 체제를 도입한 기업이 손자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현행법을 개선해 투자 여건을 개선하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전경련은 25일 정부에 이 같은 건의사항을 담은 ‘2023 규제개선과제’를 전달했다.
전경련은 회원사 의견을 수렴한 후 건설·입지 분야 10건, 보험 5건, 공정거래 4건, 에너지 4건, 환경·안전 3건, 유통 3건, 투자 2건 등 분야별 규제개선과제 31건을 건의했다.
이 중 공정거래 분야에서 △민자사업 특수목적법인(SPC) 기업집단 범위서 제외 △손자회사 공동출자 규제개선 등 4건을 건의했다.
이 중 민자사업 SPC는 현재 주무관청의 관리·감독 아래에 놓여 기업 총수의 지배력이 미칠 수 없는 법인임에도 기업집단에 포함돼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 소속 건설사들이 민자사업 참여를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사들이 SPC를 계열회사로 편입하려면 관련 공시를 위해 별도 인원을 채용해야 하는 등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
이와 함께 전경련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속한 자회사들이 아래 자회사(손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각도로 투자할 길을 열도록 건의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과 일본 NTT 그룹 등 각 기업집단의 본거지인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복수 자회사의 공동출자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전경련은 환경·안전 분야 건의 사항으로 화약류 운반 시 경계요원 탑승의무 현실화 등 과제 3건을 제시했다. 현행 총포화약법상 화약류를 운반할 때 운전기사, 운반책임자 외에 경계요원이 탑승해야만 한다. 하지만 경계요원의 노령화가 심각하고 산업계 전반의 인력난으로 충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전경련은 디지털 장비를 설치해 안정성을 확보하면 경계요원을 두지 않아도 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제안했다.
건설·입지 분야에서는 건설현장 축중기 설치기준 완화 등 과제 10건을 제시했다. 현재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현장에는 차량 무게를 측정하는 축중기를 설치해야 한다. 현실적인 제약사항으로 인해 설치하기 어려운 상하수도, 도시가스 시설 공사현장 등에서 설치 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반면 상황이 유사한 열수송관 공사 현장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경련은 도로에 산재한 열수송관 공사 현장 도로에서도 해당 의무를 면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경제환경이 불확실하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의 개선을 통해 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