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 대 일 '정책 대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 대표의 식사 회동 제안을 이 대표가 "민생에 관한 정책 대화를 공개적으로 해보자"고 역제안하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연이어 거부권을 행사하며 꽉 막힌 정국을 풀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 대화 제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며 "이 대표는 정책 대화가 된다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실무단에서 분야별 정책과제를 선정하되, 쟁점 과제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공개 정책토론을 진행할 생각"이라며 "이 대표는 '정책 대화'가 된다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정책토론회를 공개적으로 하자는 이 대표의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며 "정책토론회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TV토론일 것이다. 당 대표끼리 정책 관련 주제로 공개 TV토론을 하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TV토론과 별개로 당초 김 대표가 제안했던 여야 대표 간 비공개 회동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정 운영 방향을 놓고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며 "대화와 타협은 다양한 형태의 공개, 비공개 회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양당 대표가 일대일 회담으로 허심탄회한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양당은 대표 간 정책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정책위의장과 비서실장으로 실무단을 구성해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실무단은 두 대표가 논의할 분야별로 정책 과제를 선정하고, 쟁점 과제에 대해 공개 토론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화 합의는 두 대표 간 치열한 신경전을 거쳐 이뤄졌다. 지난 2일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공개 정책 토론으로 하자고 역제안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지난 24일 회동 무산 책임이 이 대표에게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26일 "(김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도식) 행사장에서 뜬금없이 '소주 한잔하자' 그랬다. 마치 야당이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사 자리가 아닌 정책 대화를 다시 제안했다.

양당 대표의 일 대 일로 회동은 김 대표가 취임한 후 이 대표를 예방한 후 약 3개월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양당 대표 정책 대화를 계기로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영수회담 성사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이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