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DSR·LTV 완화 검토… 금융당국 "다양한 문제 파생될 수도"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올해 하반기 전세 만기 도래로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전세보증금반환대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국내외 경제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들어 깡통전세와 역전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실거래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 가구 비중이 지난 2022년 1월 2.8%(약 5만6000가구)에서 지난 4월 8.3%(약 16만3000가구)로 확대됐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5.9%(약 51만7000가구)에서 52.4%(약 102만6000가구)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깡통전세와 역전세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변동성이 컸던 데 주로 기인한다”며 “전세보증금이 7억원을 넘는 고가 전세나 담보대출이 많은 주택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어려우며, 임차인이 선순위 채권자 지위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대사업자들은 보증금반환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대폭 완화해 임대인이 책임질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전국임대인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선량한 임대인들조차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고 판매시 징벌적 과태료가 3000만원이 부과된다”며“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지켜주고 싶지만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대인이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는데 일시적인 역전세난으로 인한 세입자의 피해까지 정부가 보상하고 책임져주긴 어려울 것”이라며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스스로 반환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저리로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DSR과 주택담보 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규제를 완화하면 전세자금을 반환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다음 세입자가 선순위대출로 인해 더 많은 대출에 노출될 수 있고. 집주인이 상환능력보다 많은 대출 받으면 부실화 위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