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개 회원국 중 180표 획득…尹 "글로벌 외교 승리"
안보리 현안 논의·표결 참여…한미일 '3각 공조' 긍정적
중·러 거부권에 '식물 안보리' 한계도…소통·협력 필요
안보리 현안 논의·표결 참여…한미일 '3각 공조' 긍정적
중·러 거부권에 '식물 안보리' 한계도…소통·협력 필요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우리나라가 11년 만에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재진입했다. 우리나라의 비상임이사국 진출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에 "글로벌 외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여야도 압도적 표차로 재선출한 데 대해 일제히 환영했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2년 임기 동안 미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을 비롯한 국제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비토)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와 소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비상임이사국 선거 결과, 우리나라는 투표에 참여한 192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180개국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획득하며 11년 만에 비상임이사국에 재선출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96~97년, 2013~14년 임기에 이어 내년 1월부터 2025년까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대해 "유엔 192개 회원국 가운데 180개국 찬성으로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했다"며 "글로벌 외교의 승리"라고 밝혔다. 정부는 자유·인권·법치를 바탕으로 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 등 윤 정부의 외교 방향이 전 세계 지지를 얻었다고 판단하고, 내년부터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전 세계 평화·안보에 기여하는 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도 11년 만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재진출에 일제히 환영 입장을 전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체 192개 회원국 가운데, 180표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은 것은 그만큼 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량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이 11년 만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다시 선출된 것을 환영한다"며 "선출을 위해 노력한 황준국 주UN대사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안보리는 제재 부과나 무력 사용 승인과 같은 국제법적 구속력을 가진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유엔 기구라는 점에서 이번 비상임이사국 진출로 외교적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 국가'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비상임이사국 선출로 향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등 안보리 내 한반도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상임이사국은 5개 상임이사국에만 주어진 거부권만 행사할 수 없지만, 유엔 안보리 현안 논의와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동북아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인 만큼 한미일이 안보리 내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각 공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갖고 있는 만큼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해서는 두 나라와 우호적 관계 설정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유엔 차원의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간 진전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식물 안보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한국이 안보리에 들어간다고 (북한을 옹호해온) 중국과 러시아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러와도 계속 소통하며 협력의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태 지역에서 1개국, 아프리카에서 2개국, 중남미에서 1개국, 동유럽에서 1개국을 각각 뽑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나라는 아태그룹 단독 후보로 나섰다.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과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되며,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은 매년 절반씩 교체한다. 이번 선출된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알제리, 시에라리온, 슬로베니아, 가이아나다. 동유럽에서 입후보한 벨라루스는 단 38표만 얻어 탈락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