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거래소 인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를 제소하는 등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2% 하락한 2만6347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3만달러의 시세를 형성했지만 이후 5월 13일 2만6000달러대로 내려온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8일 이더리움은 2.7% 내린 1832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상승곡선을 그린 리플도 이날 24시간 전보다 1.92% 떨어진 0.51달러에 거래 중이다.
미국 금융당국이 최근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칼을 빼들며 시장에 규제 우려가 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SEC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SEC는 바이낸스에 거래량 조작, 미등록 증권형 자산 판매, 미국 고객 해외 플랫폼 이용 허용, 연방 증권법 무시 등 총 13개의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 CEO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이용해 이득을 얻고 고객 자산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을 임의로 시장조성(MM) 업체인 메리트 피크와 시그마체인에 불법적으로 송금한 뒤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코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면서 가상화폐 코인 거래량을 부풀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메리트 피크와 시그마체인은 자오 CEO가 경영권을 가진 곳으로 알려진다.
앞서 3월에도 바이낸스와 자오 CEO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으로 제소된 바 있으며 미국 국세청(IRS)도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SEC는 코인베이스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6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코인베이스가 미등록 브로커 역할을 했다며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EC 측은 코인베이스가 2019년부터 가상자산 거래 사업으로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였음에도 투자자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관련법을 따르지 않고 투자자들이 보호 조치를 받을 기회를 박탈했다”며 연방 증권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회사는 규정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사적으로 SEC가 규제 기준을 강화할 때마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호재가 됐다"며 "바이낸스에 대한 제소가 단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