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주장하며 법원行…변호사 통해 무죄 주장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불법 기밀 반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마이애미 법원 주변은 트럼프 지지자들 수백명과 반대 진영 시위자들이 운집해 이번 기소에 대해 찬반 시위 벌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이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날 오후 2시께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도착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3시께 진행된 기소 인부 절차에서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기소 인부 절차는 재판에 앞서 자신에 대한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인부 절차 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팔짱을 끼고 얼굴을 찌푸린 채 앉아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45분가량 진행된 기소 인수 절차 끝에 조너선 굿맨 판사는 그가 도주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석방했다. 그는 법원 내에서 검찰 수사관에게 체포된 뒤 지문을 날인했으며,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인 '머그샷'은 찍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BC·NBC 등 현지 주요 방송사들은 오후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특별 생중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촬영하는 방송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고, 수백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차 안에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 도착 직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법원으로 가는 중. 마녀사냥!!! MAGA"라고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의미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바이든 행정부를 맹비난하면서 보수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 기밀문서를 반출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 조사는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서 유출량과 대응 방식 등 차이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여론은 트럼프 기소와 관련해 지지 정당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기소돼야 한다'와 '정치 기소'라는 의견이 거의 동률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기소를 두고 미 정치권 갈등과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이애미 법원 앞은 트럼프 지지자들 수백명과 반대 진영 시위자들이 운집해 이번 기소를 놓고 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물리적 충돌이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