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中 외교부장 미국 답방 추진에 미중 관계 개선 전망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독자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왕 위원은 미중 관계 개선과 협력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며, 앞서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미국 답방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미중간 이견에 다소 신경전은 있었으나 무력 충돌 빌미를 상호 제공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왕 위원은 베이징에서 블링컨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과장된 중국 위협론, 중국에 대한 불법적 독자제재 철회,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압박 포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 금지 등을 미국 측에 촉구했다.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준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확정한 의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대화냐 대항이냐, 협력이냐 충돌이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며 "역사는 항상 전진해야 하며 중미 관계도 결국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역주행을 하면 활로는 없으며,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며 "우리는 인민·역사·세계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로 중미 관계의 나선형 하강을 반전시키고, 건전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되돌아가며 중미가 새로운 시기에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과 친 부장은 18일 회담에서도 양측 간 이견을 재확인하면서 미중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블링컨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반면 친 부장은 미국 측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양국 공동 워킹그룹 협의 추진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의 초청으로 친강 부장의 미국 답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문은 2018년 이후로 5년 만에 중국을 찾은 것으로 두 사람이 자국 외교부 수장직에 오른 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한 것이다. 지난 2월 미중 간의 정찰풍선 갈등에 의해 연기되는 등 현안을 논의할 정무 대화가 사실상 부재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10~11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간의 '오스트리아 빈 회동'을 계기로 대화 정상화가 거론됐으나 미중 국방장관 회담도 무산됐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간 갈등 현안을 언급할 수 있는 대화 창구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