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社 리스크에 '과도한 비난'… "피해는 국민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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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社 리스크에 '과도한 비난'… "피해는 국민 몫으로"
  • 이용 기자
  • 승인 2023.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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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정지 '챔프시럽·콜대원키즈' 인체에 치명적 위해 없어
악의적이고 과도한 비난, 의약품 부족 사태 악화시킬 것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열린 대한아동병원협회 소아 청소년 필수약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 촉구 기자 간담회에 팻말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과도한 비난과 문책이 결국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김기약 ‘챔프시럽‘과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 등의 잠정 제조·판매 중지 처분이 최근 필수의약품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전국의 44개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현재 품절 사태를 겪고 있는 필수의약품 개수는 무려 47개에 달해 소아·청소년 치료에 치명적인 지장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지적했다.

앞서 ‘갈변현상’ 논란에 휩싸였던 챔프시럽은 당국의 조사 결과 진균이 기준치 이상 발견됐다는 이유로, 키즈펜시럽은 액체와 가루가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문제는 두 제품은 소아청소년 필수 상비약으로 유명했던 소아의약품이라는 점이다. 최근 10년간 저출산으로 인해 소아 청소년 전공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소아 대상 의약품 또한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업의 외면을 받고 있는 추세다. 그나마 소아의료 미충족 수요 해소에 기여하던 두 기업의 제품 판매가 중단된 만큼, 소아들은 앞으로의 의약품 부족 사태에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두 기업의 의약품 모두 아직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끼치는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제 안전성 여부와 관련없이 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소 과장된 비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챔프시럽 갈변 사례 발생 초기에 시점에서 동아제약은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곧바로 자진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 챔프시럽 갈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점검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대해 다른 품질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선 갈변 우려가 있는 시중 유통제품을 직접 수거·검사했다.

그 결과 “챔프시럽은 일정 수준 이하 미생물이 허용되는 시럽제로, 이번 강제 회수 조치 대상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진균이 정해진 기준 보다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확인된 균종 Pichia sorbitophila는 발효 음식 및 맥주 된장 등에 사용되는 진균의 일종으로 생물안전도 1에 해당하는 균이다. 생물안전도 1은 건강한 성인에게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생명체를 말한다. 의사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과 검출된 진균은 효모의 일종이긴 하나 영유아의 면역 상태에 따른 인체의 유해성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는 ‘균(菌)’의 부정적인 를 강조해 과도하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블로거는 ‘챔프시럽, 절대 쓰면 안되는 이유’라는 게시글을 작성하고, 실제론 ‘병원성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생물한도초과'라는 정보를 올려 불안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상분리 현상으로 논란이 된 대원제약 ‘콜대원키즈펜시럽’과 ‘파인큐아세트펜시럽’의 식약처 점검 결과, 제조공정·품질관리 과정에서 위반사항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 전문가들 또한 상분리 제품을 분할해 복용하는 경우에도 실제 위험성은 낮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실상 제품을 모두 섭취하면 큰 문제는 없다.

식약처는 해당 품목들의 제조‧판매를 잠정 중지 조치한 상태다. 이는 제조사의 제조‧품질 관리의 적절성이 확인될 때까지 유지된다. 당분간 소아용 감기약은 약국 현장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된 만큼, 필수 상비약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H제약사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 정지 처분을 받은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당시 감기약이 부족했던 시기에 휴가까지 반납하고 생산량을 늘렸던 기업들이다. 아직까진 안전성에 큰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지나친 마녀사냥이 계속된다면 결국 제약사들은 생산 의지를 잃게 되고, 관련 사업도 접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의료계는 현재 감기약 외에도 소아청소년 천식 치료제, 항생제, 독감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콧물약, 진해거담제, 해열제, 장염 지사제 등도 구하기가 힘들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0일 이홍준 대한아동병원협회 정책이사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제조사나 공급사에 문의하면 수입이 되지 않거나 생산 계획이 없다는 해명만 반복하고 있다. 손을 놓고 있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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