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현대제철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지속 성장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확고히 구축해 2050년 넷제로 실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트렌드와 함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전기차 구동 모터 부품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초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기가파스칼(GPa)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과 신형 G90에 신규 강종을 공급 중이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을 가볍게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 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시켰으며 부품 제작시 약 1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또한 같은 해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해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과 해당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신 기술 인증(NET)을 획득했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합금강은 기존 감속기 부품에 들어가는 강종 대비 열변형이 48% 향상되어 기어 구동 시 발생되는 소음을 감소시켜 이로 인해 주행 정숙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앞서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는 2023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전기차용 강재 기술 개발과 제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여 미래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 생산·부품 제작에 성공했다. 해당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환원시켜 쇳물을 만들어내는 대신 전기로에서 직접 환원철과 철 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쇳물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전기로로 일부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과 부품 제작에 성공한 것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지난 4월 말 직접 로드맵을 발표한 안 대표는 "글로벌 선진국들은 기후 변화와 연계해 자국 산업 보호·경쟁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며 "탄소 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신 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당사 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현대제철은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고급 강재 생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1단계로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화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2단계에서는 자사 고유의 신 전기로를 신설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약 40% 저감된 강재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 전기로에는 현대제철의 독자 기술에 기반 한 저탄소 제품 생산 체계인 '하이큐브'기술이 적용된다. 하이큐브는 신 전기로에 철 스크랩과 고로의 탄소 중립 용선, 직접 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생산된 저탄소 제품들은 현대제철의 '하이에코스틸(HyECOsteel)' 브랜드 아래 글로벌 주요 고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