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신임 차관들과 오찬 자리서 당부
野 "남 비난하는 걸로 자기 세력 공고화"
野 "남 비난하는 걸로 자기 세력 공고화"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임명된 신임 차관들에게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 지시했다. 일견 보통의 당부로 보이나, 최근 '반국가세력' 발언으로 전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을 일으켰던 터라 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신임 차관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이어진 오찬에서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내용만 봤을 땐 격려 차원의 '훈화'로 읽히지만, 작금 윤 대통령 언사에 비춰보면 사실상 전임 정부에 대한 '직격탄'으로까지 간주된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며,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야당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자 대통령실은 지난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차 전 정권과 민주당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출신의 한 인사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 사회조차도 이권 카르텔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검찰총장의 시각"이라며 전 정권과 민주당을 겨냥한 듯한 말을 지속적으로 내는 것에 대해선 "보수층 결집을 유도하는 총선 전략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 한 초선 의원도 날을 세웠다. 그는 "남 비난하는 걸로 자기 세력을 공고히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발언 시기도, 대상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신임 차관들에게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에 맞게 업무에 임하라고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국가와 국민,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고 당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