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제도 협상, 7월15일까지 끝내자"
"제헌절부터 본격적인 개헌 추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거대양당 눈치싸움에 지지부진한 선거제 개혁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는 당부다. 아울러 남은 임기동안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할 뜻도 내비쳤다.
김 의장은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극한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반복되는 핵심 원인은 현행 선거제도에 있다"며 "이런 극단적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때문에 우리 정치가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선거제 개혁을 위한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쳤다며 "내년 총선을 헌법정신과 선거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치러내기 위해 다음 주(7월15일)까지 선거법 협상을 끝내고 후속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정치의 폐해로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선거제 개편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신년 인터뷰)으로 다시금 추진 동력을 얻었다. 그러나 선거제를 '어떻게 고칠것인가'는 다른 문제였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를 통한 의원수 감축 입장을 고수하며 논의는 다시 난항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의장의 '뚝심'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 이견이 커 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전날 '2+2 선거제 개편 협의체'를 발족하며 협상을 이어간 만큼 마냥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김 의장은 "저와 여야 지도부는 여야 협상이 끝나면 7월17일, 협상 결과를 정개특위로 이관하고 본회의에서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며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 획정 작업을 거쳐 늦어도 8월 말까지 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부터 선거제 개혁과 함께 강조해온 개헌에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제도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제헌절까지는 선거제도 개편 협상을 마무리하고, 제헌절부터는 본격적인 개헌 추진에 나서겠다"며 "여당과 야당, 대통령과 우리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환경에서의 민생 문제, 국제 경제와 외교 문제 등에 맞서 여야가 초월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저출생 및 연금 문제·기후 문제·지방소멸 문제 등 산적한 국가과제, 국제질서 재편 등을 언급하며 "세계사의 대전환기다. 앞으로 몇 년이 대한민국의 국운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간'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은 국력을 집중할 때다. 소속 정당의 가치와 이해, 여와 야를 초월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정치가 절실한 시기"라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백 년의 국가전략을 토론하고, 합의하고,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의장은 1년여의 남은 임기동안 ▲대화와 타협의 정치 제도화 ▲국회의 입법역량 강화 통한 갈등 축소 및 정부 공백 보완 ▲한미의원연맹 창설, 국익 지향 등 의회외교 강화 ▲국민청원제도 활성화, 유튜브 등 뉴미디어 활용한 국민소통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