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위기의 정유사, 석화 비중 늘리고 친환경 키워 사업구조 변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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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위기의 정유사, 석화 비중 늘리고 친환경 키워 사업구조 변신中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7.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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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SMR·수소·암모니아 ‘카본 투 그린’
석화 비중 확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GS칼텍스, MFC 준공… HD현대도 HPC 준공
GS칼텍스가 지난달 26일 로레알그룹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 및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좌)과 로레알 바바라 라베르노스 수석 부사장. 사진=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가 지난달 26일 로레알그룹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 및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왼쪽)과 바바라 라베르노스 로레알 수석 부사장. 사진=GS칼텍스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 최대 정유사인 엑슨모빌이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리튬 채굴에 나선다. 이를 위해 엑슨모빌은 지난 5월 1억달러(1300억원)을 들여 미국 아칸소주 남부에 있는 12만 에이커(485.6㎢) 규모의 리튬 매장지를 매입했다. 이곳에는 전기차 5000만대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400만t의 탄산화리튬이 매장돼다고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슨모빌이 전기차 배터리 원료 시장에 뛰어든 것은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가 곧 정점에 이를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국내 정유사가 석유화학, 친환경 신사업을 키워 사업구조 변신에 나서고 있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불투명한 정유산업의 미래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가 신사업 외연 확장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최근 정유사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요구가 거세지면서 대표적인 탄소배출 산업인 정유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SK이노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통해 친환경(그린) 신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카본 투 그린’은 33%(2020년)이던 그린 자산비중을 2025년에는 70%까지 높이고, 회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으로 바꾸겠다며 2021년 발표한 전략이다. SK이노가 보유한 그린 자산은 2023년 현재 61%까지 확대됐다. 당초 목표를 1년 앞당긴 2024년에 그린 자산 비중을 70%로 확대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1조1800억원의 유상증자도 추진했다. 김준 SK이노 부회장은 “그린 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 및 연구·개발(R&D)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건실한 재무구조를 확보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SK이노는 카본 투 그린 전략 실행을 위해 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중심으로 한 ‘그린 앵커링’, 기존 탄소 발생 사업을 그린 사업으로 전환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암모니아, 폐기물 자원화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뉴 그린 앵커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는 SK울산콤플렉스(CLX)에 총 5조원을 투자해 친환경제품 생산을 확대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열분해 공장 건설이다. 플라스틱에너지의 선진 열분해 기술을 도입해 2025년까지 아시아 최대인 연 6만6000톤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또한 생활폐기물을 가스화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도 2000만달러(260억원)를 투자했다. SK이노는 SK(주)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로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 대전환을 가속화한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 9조2580억원을 투자했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에쓰오일은 이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 공정에 투입해 저탄소 친환경 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한 실증 특례 사업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에쓰오일은 국내외에서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제조한 열분해유를 온산공장의 기존 정유 화학 공정에서 원유와 함께 처리해 휘발유, 등유, 경유, 나프타, 폴리프로필렌 등의 정유 화학 제품으로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GS칼텍스도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올레핀생산시설(MFC)을 준공해 석유화학 분야를 확장했다. MFC 시설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MFC시설 준공을 통해 연간 에틸렌 75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프로필렌 41만톤, 혼합C4유분 24만톤, 열분해가솔린 4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GS칼텍스는 MFC시설을 통한 석유화학 분야 확장으로 비정유 부문 비중이 늘어나는 사업구조전환으로 가속화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인 HPC를 준공해 친환경 화학 소재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HPC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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