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검수, 보상제도 등 자구책 마련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브랜드 신뢰도와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품, 도용 등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를 보호할 장치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17일 특허청 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된 위조상품은 무려 41만점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커머스 산업은 직매입, PB(자체 브랜드), 오픈마켓 여러 형태의 사업 구조를 띄고 있다. 이 가운데 오픈마켓은 셀러들이 간단한 절차를 통과한 뒤 상품을 등록 및 판매하는 특성상, 가품 여부를 식별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 명품, 뷰티 등 고마진 상품의 가품 사례가 많은 만큼 품질 보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고객과 브랜드를 보호하고 신뢰도를 끌어올리고자 다양한 자구안을 내놓고 있다. 롯데온은 ‘24시간 가품 알람 시스템’, ‘셀러 입점 기준 강화’ 등 대안을 마련해 가품 유통 근절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가품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가품 여부를 판단 및 조치에 그쳤다면, 소비자 민원 전에 선제적으로 가품을 추려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해외거주 판매자에 대한 심사도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진행한다. 광학식 문자판독기(OCR)를 통해 자동으로 서류를 확인하고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 아닌 담당자가 판매자 연락처를 직접 연결하고 세심하게 서류를 파악한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 최초로 사외 독립기구로서 ‘지식재산권 보호위원회’를 발족했다. 7000개 이상의 입점 브랜드들 간의 상표, 디자인 등 지식재산권(IP) 분쟁을 조정하고 피해를 미리 방지한다는 차원이다.
지난 3월 오픈한 11번가의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도 정품임을 보증하는 NFT 디지털 보증서 발급, 가품 ‘200% 보상제’, 전문 명품 수선 서비스, ‘우아’ 상품 전용 상담서비스 등을 운영하면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감을 제공하고자 집중하고 있다.
SSG닷컴은 ‘SSG 개런티’ 서비스를 바탕으로 보증·배송·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원스톱 명품 플랫폼’을 도입했다. SSG 개런티는 위변조가 안되는 NFT(대체불가토큰) 기반 명품 디지털 보증서다. 또한 가품 200% 보상제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턴 배송업체 ‘발렉스’와 손잡고 프리미엄 명품 배송 서비스도 적용했다. 무작위로 상품을 구매해 정품 여부를 알아보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도 마련됐다.
정치권에서도 가품 근절에 대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고 최근 소관 상임위인 산자부로 회부된 것으로 드러났다. 발의안에 따르면,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상표권, 전용사용권 등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상시 파악해야 하는 의무가 명시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 시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이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사업자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고, 가품을 원천 봉쇄할 수는 없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품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간과 꼼꼼함이 필요하지만, 소비자 신뢰도를 개선하기 위해선 가품 방지에 대한 자구책은 지속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