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미국 정보기관에 의한 전세계 도청 파문의 ‘불똥’이 튀면서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던 한국과 인도네시아 우호관계에 악재가 되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폭로문건을 토대로 유력언론이 보도한 것이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과 호주의 정보기관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도청 활동을 하는 과정에 한국과 싱가포르가 핵심 파트너 역할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26일 자카르타 주재 한국대사와 싱가포르 대사가 인도네시아 외교부에 초치됐다.
김영선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는 이날 오후 와르다나 외교부 차관을 만나 관련 보도에 대한 해명을 요청받았는데, 이번 초치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외교부에 지시를 내려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지난 25일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폭로 문건을 근거로 해당 의혹을 보도했고, 이 보도를 접한 유도요노 대통령은 격앙된 반응과 함께 한국과 싱가포르 대사에게 해명을 요구하도록 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김영선 대사가 초치된 것에 대해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초치를 했고 면담을 통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도요노 대통령은 26일 “호주 정보기관의 전화 도청 의혹으로 초래된 호주와의 갈등과 관련해 토니 애벗 총리가 갈등을 끝내기 위한 중요한 약속을 담은 서한을 보내왔다”며 “양국 간 신뢰회복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18일 호주 언론에서 “호주 방위신호국(DSD)이 2009년 유도요노 대통령과 부인 아니 여사, 부디오노 부통령 등 10명의 전화 도청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호주 정부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호주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