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 서약을 결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간 당 혁신위원회의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을 놓고 당내 이견에 결론 내리지 못했으나, 진통 끝에 전격 수용을 결정하면서 당 혁신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를 추인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통해 "윤리 정당(의 면모)을 회복하도록 정당한 영장 청구에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선언을 모두가 추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체포특권 포기는 민주당 혁신위원회 '1호 쇄신안'이다. 그간 민주당은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내세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과 당론 채택을 수용하는 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갔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 13일 열린 의총에서는 박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추인을 당부했으나, 찬반이 나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특권을 당론으로 부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 등이 나오면서다. 검찰의 정치 수사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의 반대 주장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와 구성원들 입장 차 등으로 혁신위원회 1호 쇄신안부터 삐걱거리자 김 위원장은 당이 절체절명인 상황에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자중지란에 빠졌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코인 의혹' 등으로 위기를 맞은 이후 당 혁신을 위해 혁신위를 출범시킨 바 있다. 

민주당이 진통 끝에 혁신위의 1호 쇄신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당 혁신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면서도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라는 단서를 붙인 만큼 향후 불체포특권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구속력을 갖는 당론 대신, 결의안 방식으로 혁신위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반쪽 수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혁신위는 당의 불체포특권 포기 수용과 관련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혁신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의총 결의는 검찰의 영장 청구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정당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불체포특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민주당의 모든 의원이 불체포특권 포기에 의견을 모은 것은 혁신을 위한 내려놓기의 시작이며, 앞으로 실천을 통해 보여주실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염재인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