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불가능”…가정용 히트펌프 대중화 ‘먼산’
상태바
“현실적으로 불가능”…가정용 히트펌프 대중화 ‘먼산’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3.07.19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에너지안보 중요성 커져 인지도 확보
국내 생활 양식에 부적합…에너지 효율 난관
독일 난방기술 회사 비에스만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히트펌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FP
독일 난방기술 회사 비에스만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히트펌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FP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히트펌프 보일러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입지는 여전히 작은 실정이다. 한국 소비자의 생활 양식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보일러 시장의 핵심 제품군인 가스보일러의 아성을 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히트펌프 보일러는 공기 자체의 온도를 높이는 형태로 작동한다. 친환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스보일러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 히트펌프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히트펌프 보일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전쟁 관련 제재를 결정하자,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를 모두 차단했다. 유럽 내 가스보일러 사용에도 제한이 걸렸다는 의미다. 외교 문제에 따른 에너지안보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형태의 난방 방식이 필요했다. 통상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히트펌프 방식이 수혜를 입을 환경이 조성된 상황이다.  하지만 히트펌프 제품군은 국내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 보일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공간에서 차지하는 면적 등의 이유로 국내 가정으로 진출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독주택과 상업용 건물 등에서는 해당 제품군을 일부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가스보일러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전기를 활용한 중앙난방의 영향력이 확대됐음에 불구하고 여전히 가스보일러 이용 소비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보일러 시장은 가스보일러와 중앙난방으로 양분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상 국내에서 사용되는 보일러의 경우 물을 통해 난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에너지원(가스 및 전기)으로 물의 온도를 높이고, 물을 집안 곳곳에 순환하는 형태다. 물을 활용해야 공기 온도를 높이는 형태보다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의 온도를 높이는 방식이 공기 온도를 올리는 것보다 오랜 기간 공간을 난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가스보일러보다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 보일러의 에너지효율이 가스보일러보다 뛰어나다는 주장은 재생에너지 활용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애초에 아직 적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전제로 기존 제품군보다 효율이 높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누진세의 개념이 없어야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스보일러보다 효율이 좋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면서 “국내 가정 중 누진세를 적용받지 않는 사례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히트펌프는 가정용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의 재생에너지 활용 비중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1년 기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7.5%에 불과했다.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정부도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RE100’보다 원전을 포함하는 ‘CF100’을 선호하고 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