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두고 정부와 산업은행 노조의 갈등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최근 노조가 부산 이전 관련 가처분신청에 항고한 가운데 곧 공개할 산은 노조와 사측이 의뢰한 부산 이전 컨설팅 결과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노조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전보발령효력정지, 경영협의회효력정지 등 2건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즉시 항고했다. 노조는 이번 항고가 기각될 시 본안 소송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가처분신청 항고는 대체로 6개월 정도 걸린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기각될 경우 재항고하고 본안소송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중 산은의 부산 이전 행보가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 산업은행 사측과 노조가 의뢰한 부산 이전 관련 컨설팅 결과가 나온다. 산은 노조는 지난 1월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컨설팅을 의뢰했고 산은은 지난 3월 ‘산업은행 정책금융 역량 강화’ 컨설팅을 맡겼다. 노조는 설문조사와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열고 발표할 계획이다. 산은 노조가 지난달 서울에 있는 거래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산은이 부산 이전을 할 경우 73%가 거래 금융기관을 바꾸겠다고 응답했다. 산은 부산 이전에 관한 의견도 8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다. 현행 산은법 제4조는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산은이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 산은 노조는 앞서 산은 경영진이 산은법 개정 전에 일부 본점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직원을 발령낸 사실과 ‘산은 이전공공기관 지정안’ 제출을 이사회가 아닌 경영협의회를 통해 졸속 결정한 사실을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2건의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이를 모두 기각했다. 정부도 산업은행의 부산행에 대한 굳은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당정은 지난 6월 21일 국회에서 개최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당정 간담회’에서 부산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산은이 신성장 산업에 대해 직간접 투자를 관장해 온 만큼 지역의 신성장 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 부산 이전에는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날개로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이끌려는 현 정부의 구상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산은의 일부만 부산으로 옮기는 부분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초 윤 대통령 공약이 산은 이전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100% 이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