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근 윤리위원장 "이미 벌어진 해당 행위 책임 물을 것"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국민의힘은 20일 전국적으로 호우 경보가 발효된 상황에서도 골프를 쳐 논란이 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홍 시장에 대한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체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라 당 소속 홍 시장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공감능력 부족을 드러낸다면 이는 바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해당행위"라고 했다.
그는 "윤리위가 이 사안을 신속하게 직권 상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직권 상정 후 공식 사과함으로써 더 이상의 논란 확신이 차단되긴 했지만 윤리위로선 이미 벌어진 해당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홍 시장이 당 윤리규정 제4조 1항과 제22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윤리규정 제4조 1항은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2조는 당 소속 공직자가 자연재해나 대형사건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힘을 모아야 할 때 오락성 행사,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국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이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당부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지난 19일 CBS라디오에서 "이런 재해를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건 공직자를 넘어서 인간적으로 가져야 될 기본적인 공감능력"이라며 "뉴스에서 재해 소식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우리 동네는 괜찮다고 골프를 치러 가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허용된다면 우리나라 공직 기강이 어떻게 정립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7월 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쳐 제명 조치 된 홍문종 전 의원의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홍 시장의 중징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내에서 비판이 커지자 홍 시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뒤늦은 반성 행보에도 윤리위가 공식 징계 절차에 착수하면서 홍 시장은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징계 수위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홍 시장의 징계 수위는 이날 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