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납작 엎드린 건설업계 “일단 따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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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납작 엎드린 건설업계 “일단 따라가자”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3.07.2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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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사고 및 인허가 문제로 당국정책 순응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실공사 근절을 위한 '서울시·민간 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실공사 근절을 위한 서울시·민간 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최근 건설현장에서 잇따른 부실시공 정황이 발견되면서 정부 및 지자체가 안전점검에 칼을 빼들자 건설업계가 잔뜩 움츠러든 모양새다. 당국 정책에 반발하면 사업 인허가를 받기에 불리해 지거나 건설사가 바라는 제도 개선 사항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간 건설현장에서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녹화하자는 서울시 요청에 건설사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건설사들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은 데다 사실상 요청보다는 반강제적인 요구라는 것이다. 물론 서울시는 강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공동 시공 중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공사장을 방문해 민간 건설사들도 동영상 기록관리에 100% 동참해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서울시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 관리 확대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상당수 건설사들은 서울시로부터 공문을 받은 지 하루 이틀 만에 동참 뜻을 밝혔다. 건설사들이 경쟁하듯 서울시 정책에 동참한 것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서울시의 동영상관리가 부실공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강제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서울 내 공사 인허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축법상 민간 건설사가 건설현장에서 동영상을 기록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책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생각하면 대부분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실공사 방지에 대한 취지는 모두 공감하겠지만 동영상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고려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앞서 GS건설의 경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계속된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놓자 시공사인 GS건설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1666가구에 대해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이 선제적으로 나선 데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토부는 사고조사위가 제출한 최종 보고서와 관계 법령 검토를 종합해 8월 중 GS건설에 대해 징계 수위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때 GS건설이 시공 중인 83개 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전방위적인 부실 공사 관행이 드러날 경우 업계 전반에 대한 대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8월 건설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은 것도 조사결과 이후 발생할 후폭풍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함이라 분석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건설사 입장에선 인허가나 건설 관련 규제완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대한 정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GS건설 뿐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도 정부 정책에 좌불안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계 자체도 불황인데 당연히 지켜야할 안전문제기는 하지만 건설당국의 고강도 압박에 하반기는 어려운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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