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고 및 인허가 문제로 당국정책 순응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최근 건설현장에서 잇따른 부실시공 정황이 발견되면서 정부 및 지자체가 안전점검에 칼을 빼들자 건설업계가 잔뜩 움츠러든 모양새다. 당국 정책에 반발하면 사업 인허가를 받기에 불리해 지거나 건설사가 바라는 제도 개선 사항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간 건설현장에서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녹화하자는 서울시 요청에 건설사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건설사들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은 데다 사실상 요청보다는 반강제적인 요구라는 것이다. 물론 서울시는 강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공동 시공 중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공사장을 방문해 민간 건설사들도 동영상 기록관리에 100% 동참해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서울시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 관리 확대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상당수 건설사들은 서울시로부터 공문을 받은 지 하루 이틀 만에 동참 뜻을 밝혔다. 건설사들이 경쟁하듯 서울시 정책에 동참한 것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서울시의 동영상관리가 부실공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강제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서울 내 공사 인허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축법상 민간 건설사가 건설현장에서 동영상을 기록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책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생각하면 대부분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실공사 방지에 대한 취지는 모두 공감하겠지만 동영상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고려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고 토로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