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당분간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수 농가에서는 집중호우 뒤 고온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햇볕 데임(일소)’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햇볕 데임은 열매가 커가는 시기(과실 비대기)에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된 열매 표면이 마치 데인 듯하거나 잎이 갈색으로 마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고온 장해이다. 일반적으로 봉지를 씌우지 않는 사과, 단감에서 주로 발생한다.
증상 초기에는 열매 표면이 흰색이나 옅은 노란색으로 변하지만, 심해지면 해당 부위가 썩고 탄저병 등 2차 병해 감염 우려가 커진다.
계속 내린 비로 토양의 과습 상태가 지속되면 과수의 뿌리 활력이 떨어지고, 대기 중 습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온이 오르면 잎의 증산작용도 원활하지 않아 잎이 마르고 갈색으로 변하며 심하면 떨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뿌리가 분포하고 있는 토양 주변에 물이 차지 않도록 물길(배수로)을 정비해 뿌리 주변의 통기성을 좋게 관리한다.
또 일소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서 미세살수 장치와 햇빛 가림망 등을 설치한 농가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세살수 장치는 대기 온도가 31±1도(℃)일 때 가동하고, 자동조절 장치로 30분 동안 물을 뿌린 뒤 5분간 멈추도록 설정한다.
햇볕 데임 피해는 과수에 수분이 부족했을 때 발생하기 쉬우므로 고온 시에는 과수원 토양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히 물을 공급하고, 나뭇가지를 끌어당겨 잎이 열매를 가리도록 유도해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부위를 줄여야 한다.
탄산칼슘을 열매에 뿌려 햇볕 데임 피해를 예방하고자 할 때는 200배액으로 희석해, 햇볕에 노출된 열매 위주로 뿌려준다. 특히 햇볕 데임 증상이 심각한 열매는 빨리 솎아야 병해가 다른 열매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나무 자람새가 안정되도록 열매솎기 작업은 하지 않는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조은희 과장은 “봄철 저온과 우박, 여름철 집중호우로 예년보다 열매가 적게 달린 상황이므로, 남아 있는 열매가 수확기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고온 대응과 병해충 방제에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