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시에나대 여론조사, 43% 동일 '백중세'
트럼프, 세번째 기소···대권 도전 가장 큰 변수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당 모두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진 '사법 리스크'는 대결 성사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복수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대선을 1년 3개월여 앞두고 뚜렷한 대안 후보가 부상하지 못하자, 각각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결집하는 형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작년 11월 15일 플로리다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견 시간 상당 부분을 바이든 대통령 비판에 할애하며 일찌감치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4월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올리며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영상 속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다"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현재로선 이들의 재대결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전국 932명의 공화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4%의 지지율로 압도적 선두를 기록했다. 경쟁 상대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7%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민주당 내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NYT와 시에나대가 같은 기간 유권자 1천329명을 대상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64%가 바이든 대통령을 차기 당 대선후보로 꼽았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13%에 머물렀다.
각 당의 지지자들이 두 사람에게 결집하는 이유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대통령 경험이 있는 상대 측 후보를 꺾기 위해선 중량감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한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리턴매치가 성사될 경우 백중세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동일 조사에서 '내년 대선에서 어떤 후보에 투표할 것인가' 묻자 두 사람은 동일하게 43%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7월 5~7일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 바이든 대통령은 1%포인트 낮아졌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3%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사법 리스크'는 리턴매치 성사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성추문 입막음과 국가기밀 반출 및 불법 보유 혐의등으로 두 차례 기소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연방 대배심은 이날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그를 추가 기소했다. 삼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이같은 전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유죄가 확정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국가기밀 반출 관련해 유죄가 날 경우 건당 최대 징역 10년형까지 받을 수 있어 대권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