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향후 주택공급 부족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조금이나마 막을 법안은 국회에서 반년 넘게 표류 중이다.

2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달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부동산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부가 약속했던 실거주 의무 폐지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가 대표적이다. 당초 정부는 1‧3 부동산대책 발표를 통해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등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매제한 규제가 대폭 완화된 반면 법 개정이 필요한 실거주 의무 관련 개정안(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야당 반발 속에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택법 개정안은 지난 2월 발의된 이후 3~5월 총 3차례 상정돼 논의가 이어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계류된 상태다. 야당은 부동산 갭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실거주 의무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재건축 부담금을 완화하자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재초환법) 개정안 논의 역시 1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지난 2022년 9월과 11월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과 김정재 의원이 각각 재초환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토위 법안소위에서 4차례 논의가 이뤄졌다. 여야가 환수 이익을 감면해야 한다는 입장은 같지만 구체적인 부과 면제 기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선 재건축 완료 후 입주까지 진행됐지만 재건축부담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조합을 해산하지 못한 단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는 지난 2021년 7월 준공인가를 받고 현재 입주가 진행된 상태지만 2022년 7월 이전고시 이후 조합해산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안들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실거주 의무는 시기를 조절하면서 탄력적으로 풀어줘야 한다”며 “재초환의 경우엔 일정 부분 금액 상향과 비율 조정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금액을 도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기 때문에 빠르게 완화를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책의 신뢰성을 위해서는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게 맞지만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시장이 안 좋았을 때 폐지를 했으면 타이밍이 맞았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이라도 풀고 오히려 전매를 제한해 해외나 지방이주 등의 이유로 실거주를 못하는 사람들이 집을 팔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재초환은 지금까지도 낸 적이 없고 못내는 돈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폐지를 하는게 맞다”며 “서울의 경우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아니면 입주물량이 나오지 않고 주택 처분 시 양도세로 양도차익을 환수하기 때문에 이중과세를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