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출연요율 0.04%→0.1% 검토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율이 급등해 3%를 넘어섰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역 신보 대위변제율·대위변제액·신규보증공급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17개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신 갚아야 하는 대위변제율은 3.3%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이 정점에 달했던 2012년 4월 3%를 넘어선 것이다.
지역 신보의 대위변제율은 올 들어 반년 만에 3배나 급등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지역신보 대위변제율이 1%였으나 올해 1월 2.4%로 오른 뒤 3월 2.7%, 4월 3%, 5월 3.1%, 6월 3.3%로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위변제의 전 단계인 보증기관에 채무를 대신 갚아줄 것을 청구하는 보증부실률(사고율)도 1.5~2%에서 올 6월 4.8%까지 올라갔다.
지역신보중앙회가 최근 내부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대위변제율 오름세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지속되면 올해는 3.7%까지 확대되고 내년에는 4.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2025년에는 5.1%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서울과 경북, 강원 광역단체장은 지역신보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금융회사 출연요율을 현재 0.04%에서 0.08%로 인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대위변제율이 급증하면서 보증 공급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역신보의 출연요율(0.04%)은 다른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0.225%), 기술보증기금(0.135%)보다 낮은 수준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최근 지역신보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대한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을 법령에서 정한 기준인 0.1%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 출연요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위변제 급증은 경기 불황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자영업자 수는 57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5년 후 자영업을 계속하는 곳은 20%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1년 생존율은 65.9%, 3년 생존율은 44.3%, 5년 생존율은 22.8%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 금액도 급증했다. 신보는 정부에 출연금을 요청했다. 신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위변제금액은 10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73억원)과 비교해 123%가량 급증했다. 1년 만에 대위변제금액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올 상반기 대위변제금액은 1800억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대위변제금액(1831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