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검찰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 재청구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영장이 청구될 경우 시기와 상관없이 검찰에 출석한다는 방침이지만, 회기 중 체포동의안 표결 시 가결된다면 당 내분 등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지난 1일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 5월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후 6월 12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 자동으로 기각된 뒤 약 두 달 만이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가진다. 현재 국회가 회기 중이 아니기 때문에 윤·이 의원은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곧바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된다. 

검찰이 국회 비회기 중 윤·이 의원에게 기습 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권 이목은 이재명 대표의 영장 청구 시점으로 향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영장 청구 시점과 관련해 비회기인 이달 15일까지와 임시국회가 열리는 오는 16일 이후 청구될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윤·이 의원과 동일하게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곧바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후자일 땐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해 가·부결을 따진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임시국회가 열리는 8월 중순 이후 청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소환 일정 등이 조율 전인 데다, 여러 실무 작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묶어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천명한 만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시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회 회기 중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당 내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무기명투표 시 대거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가까스로 부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당내 갈등을 포함해 이 대표의 리더십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반대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방탄 정당'이라는 여당 공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지난 1일부터 나흘간 수도권 근교로 여름휴가에 떠났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독서와 드라마 감상을 하며 하반기 정국 구상을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8월 영장설'에 이어 '10월 사퇴론'까지 불거진 만큼 휴가를 통해 당내 리더십 재정립과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염재인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