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얼마전 일부 대형 요식업 프랜차이즈들이 소비자가 공감하기 힘든 가격대로 치킨값을 올려 눈총을 산 바 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빵값도 마찬가지다. 한주먹 크기도 안되는 빵에 커피 한잔 구매하면 제대로 된 한끼 식사 가격대와 맞먹어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한 불매를 다짐하며 브랜드 거품이 없는 개인 영업체로 눈길을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비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격 상황은 똑같다. 서울 북촌의 카페거리를 살펴보자. 수십개의 개인 카페가 밀집해 있다면 보통 경쟁이 붙어 가격이 저렴해져야 정상이다. 그러나 커피 가격은 스타벅스 이상인 데다가, 마치 담합이라도 한 것마냥 가게마다 가격대도 비슷하다. 서울 망원동, 신사동에 널린 개인 베이커리의 빵값은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결코 싸지 않다. 오히려 ‘수작업’을 강조하며 대기업 빵보다 더 비싼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식품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도 높아지니 제품 가격이 치솟는 건 이해한다. 다만 막상 재료 값이 떨어졌을 땐 입 싹 닫는 것이 문제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선 대기업 소기업을 막론하고, 돈 뜯어가는데 혈안인 장사꾼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일부 영업주들의 폭리 행위로 시장이 신뢰를 잃어가는 가운데, ‘착한 장사’의 모범을 보이는 곳은 제약바이오업계가 아닐까 싶다. 그 중 가장 독보적인 기업으로 유한양행을 꼽을 수 있다. 유한양행이 최근 선보인 ‘렉라자’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우수한 폐암 신약이다. 유한양행은 이런 렉라자를 건강보험 급여 처방 가능 시점까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방침을 내세운 상태다. 보통 신약의 특성상 한동안 독점적 지위를 가지게 되므로, 기업은 약가를 높여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당장의 금전적 이득보다는 약이 필요한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행보를 보여 대중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약국가에서 벌어진 감기약 부족 사태로 국내 보건의료 체계에 심각한 위기가 왔을 때도 제약업계는 모범을 보였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정부의 제품 추가 생산 요청까지 수용했다. 부광약품, 삼아제약, 영풍제약, 종근당, 제뉴파마, 코오롱제약, 하나제약, 한미약품 등은 식약처의 감기약 증설을 수용해 추가 생산에 돌입한 바 있다. 동아제약, 대원제약, 동화약품 등은 휴가 기간에도 생산 라인을 유지해 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일조했다. 사용량 약가연동제 때문에 약값이 하락할 수도 있는 악조건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국민 보건에 헌신했던 사실은 벌써 뒷일이 됐고, 오히려 일부 소비자들은 최근 연이은 제약업계 감기약 품질 논란에 무분별한 비난을 가하는 중이다. 솔직히 자영업자에게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배고픈 이들을 도우라고 하면, 수용할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물론 기업이나 자영업자나 영리를 추구하는 건 당연한 일로, 베풀지 않는다고 해서 욕먹을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요식업계는 서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적어도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을 실천하길 바란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