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위험 탐지 강화 용이해져
저축은행권, 부실채권 공동매각도 추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저축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사전예방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SVB) 파산 사태와 새마을금고의 뱅크런 우려 사태를 겪으며 예수금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유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저축은행의 실시간 예수금 동향을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6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보는 저축은행 예수금 등 데이터 입수 체계를 자동화해 저축은행의 예수금 동향을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예수금은 금융기관이 이자지급 등을 조건으로 고객으로부터 수령한 자금이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79개 저축은행이 입력한 예수금 데이터에 대해 자동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예보는 이를 바탕으로 예수금 총액 동향과 정기예금 중도 해지율을 파악한 뒤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하면 담당자에게 즉시 통보하게 된다.
예보는 현재 이 시스템 구축에 대한 입찰을 공고했으며, 내년 3월까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예보는 그동안 저축은행의 예수금 동향을 수기(手記)로 관리해왔다. 저축은행에서 예수금 동향을 서면으로 제출하면 이를 받아 일일이 살펴보는 식이다. 하지만 수기 방식의 예수금 동향 관리는 예수금이 급격히 줄어들 때 적시 대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 예수금 동향을 그간 수기 자료를 제출받았는데, (저축은행의) 제출 방법을 변화해 전산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는 급증한 부실채권을 털어내기 위해 공동으로 10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모아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는 각 저축은행과 부실채권 매각 규모·방식 등 수요를 조사·논의 중이다. 매각 방식은 부실채권 매각 규모를 키울 공동 매각 방식이 유력하다.
부실채권 매각 최소 규모로는 1000억원 이상이 거론된다. 부실채권을 매입할 유동화 전문회사들이 무담보 채권을 인수한 경우가 드문 데다, 1000억원보다 규모가 작으면 매입 후 회수할 금액도 적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개인 연체채권 매입펀드' 외에도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협약을 개정하고, 대상 회사로 우리금융·하나·대신·키움에프앤아이, 유암코 등 5개 사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