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IT 전문인력 채용 어려움에 양극화 심화…“정부가 채용 적극 지원해야”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양극화가 점점 심화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의 집약화는 정부와 민간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특정 영역에 국한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이제는 공적 민원처리·일반적 기업 서비스 이용 등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이러한 궤적은 청년세대·고령층과 같은 사회적 부문뿐만 아니라 대·중소기업을 포괄하는 산업 내에서 디지털 격차를 악화시킬 태세다. 연령·전공 등이 개인적 차원의 정보 활용 능력을 결정한다면, 기업 규모·자본이 각 기업의 효율적 정보 활용 능력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 디지털정보화수준’에 따르면, 장애인·고령층·저소득층·농어민 등 정보 취약계층의 정보 활용 능력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장애인의 디지털정보화 종합 수준은 82.2%로 2021년(81.7%) 대비 0.5% 상승했다. 고령층의 경우 2021년 69.1%에서 작년 69.9%로 올랐다. 저소득층은 작년 95.6%로 2021년(95.4%)에 비해 0.2% 증가했다. 농어민은 작년 78.9%를 기록해 2021년(78.1%)에 비해 0.8%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정보 취약계층의 정보 활용 능력은 오름세에 있지만, 이들은 ‘디지털 대전환’ 인식에 관한 조사에서 다양한 주제에 걸쳐 큰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디지털 능력이 부족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까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장애인 36.4%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대전환으로 경제활동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장애인도 29.3%에 이르렀다. 또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주저하는 비율도 36.8%에 달했다.
이처럼 취약계층을 포함한 개인적 차원의 정보 활용 능력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산업계의 정보 격차 역시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대·중소기업의 정보 양극화가 심화하며 현재보다 더 극심한 기업 규모별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딥테크 분야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대·중소기업의 격차는 현실화 하고 있다. 관련 기술의 ‘실무자’로 투입되는 프로그래머 등 IT 개발자의 연봉 격차 때문이다.
지난달 사람인의 ‘상반기 이직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IT 개발자의 연봉 격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1000만원 이상 벌어졌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IT개발자의 평균연봉은 547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국계 4993만원, 중소기업 4077만원 순이었다.
한 가전 분야 중소기업 관계자는 “프로그래밍 등 IT 분야는 물론 단순 기술 직종의 고급 인력을 채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막상 채용을 하게 되더라도 거의 곧바로 더 많은 급여를 주는 한국 내 대기업이나 중국 기업 등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 회사 차원의 기술 역량 제고가 굉장히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회사 경영 및 사업 시스템 전반이 디지털, 플랫폼화 되는 시점에서 전사적 차원에서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필연적인 상황”이라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적합한 인재를 구하기 힘들어 중소기업 규모의 기업체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산업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자생적 디지털 및 정보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국가가 인재 채용을 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자칫, 공정 경쟁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정부, 대·중소기업이 머리를 맞대 이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T 인력 채용에 있어 고급 인력을 스카웃 할 수 있는 판로를 열어주거나 보조금을 더하는 형식이 유력하게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