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평가 전 인적 쇄신 등 목적
당 대표·대통령 입김 우려도 상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평가 전 인적 쇄신을 위한 당무감사에 착수하면서 김기현 대표가 공언한 '시스템 공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대표의 의지와는 달리, 당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공천' 등 이른바 '밀실 공천'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당무감사위원회는 공정하고 객관성 있는 지표로 '공감형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중앙당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당무감사에 대한 세부 일정과 구체적인 기준을 논의한다. 이번 정기 당무감사 대상은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중 사고당협을 제외한 209개 당협이다. 통상 당무감사는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병행하게 된다.
과거 사례를 토대로 하면 당원 관리 실태와 지역조직 운영 상황 등이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협위원장의 경쟁력과 인지도, 평판 등도 평가 대상이다. 원내 당협위원장은 지역구 공약 이행률 등도 평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무감사 결과는 내년 총선 공천에 반영될 전망이다. 당무감사위는 평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당협을 파악하고 위원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일정 등급 이하 당협위원장은 사고 당협으로 지정돼 퇴출되거나, 연말 꾸려질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불이익을 받아 정리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공천 파동을 근절하고 '시스템 공천'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스템 공천은 김 대표가 약속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6월 15일 취임 100일 당시 이른바 '검찰 공천'과 관련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하면서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 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김 대표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대통령실이나 내각 등의 검사 출신 인사들이 공천받을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대통령실 등의 입김이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도 과거 공천 전례에 비춰볼 때 시스템 공천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에 위원회는 총선 승리를 최우선으로 평가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번 당무감사에서는 총선 당선 가능성에 무엇보다 중점을 둘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검증뿐만 아니라, 원내 당협위원장의 의정활동 평가 기준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이달까지 감사 지표를 결정하고, 각 당협으로부터 사전 자료를 받은 뒤 10월 중순께 현장 감사에 나선다. 11월 말까지는 최고위원회의에 당무감사 결과를 보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