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전체주의' 尹 경축사 여야 공방…"국가 비전 제시" vs "시대착오적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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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전체주의' 尹 경축사 여야 공방…"국가 비전 제시" vs "시대착오적 색깔론"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8.1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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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서 "반국가세력 여전히 활개"
野 "지금을 1980년대와 같은 시대로 보고 있어"
與 일각에서도 "6·25 기념사 같은 느낌"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타파를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가 연일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자유, 민주, 번영'을 강조하며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고 맹폭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6·25전쟁 기념사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15일)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며 "그런 내용이 전부 관통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며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당과 시민사회, 노동계를 겨냥한 것으로, 대통령이 극단적인 대결 의식과 색깔론에 경도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장 올해에만 숱하게 드러나고 있는 간첩단 사건을 보고도 '반국가세력이 어디에 있냐'는 말이 나오나"라며 "민주당 말대로라면 경축사 내내 북한에 평화를 구걸해야 하고, 반일민족주의에 기대 일본에 대한 비판만 쏟아내야 한단 말인가. 지난 5년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퇴행적인 시대 인식을 드러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현재 사회, 정치, 국가에 대한 인식이 너무 현재와 맞지 않는다"며 "인식의 기본이 거의 1970년대, 1980년대 당시의 대한민국 사회와 남북 관계, 국제관계를 기초로 한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냉전시대도 있고 신자유주의가 막 활개를 쳤던 그때가 1980년대지 않나"라며 "지금의 시대를 그 당시 시대와 같은 시대로 보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갈라치기, 색깔론의 시대착오적 광복절 기념사"라며 "빈곤한 역사관과 편협한 남북 관계 인식, '묻지마' 친일 기조, 국민 편 가르기의 역대 최악의 광복절 기념사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혹평했다.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이 '너무 나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면 다 반국가 세력이고 공산전체주의 세력이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려는 언어를 쓴다고 느끼게 된다"며 "좋은 날에 이렇게까지 공격적인 프레임 전쟁을 해야 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또 "한두 번이면 지지층 결집용이라고 할 텐데 그 단계도 이미 뛰어넘은 것 같다"며 "6·25 기념사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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