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에서 군부 쿠데타…은구마 장군, '56년 독재' 온딤바 가택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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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에서 군부 쿠데타…은구마 장군, '56년 독재' 온딤바 가택연금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3.08.3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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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명 군부 체포…현재 교민 44명 체류 중
국제사회, "평화적 해결·대통령 신변보호" 촉구
가봉의 군 고위 장교들이 30일(현지시간) 가봉 국영방송에서 자신들의 쿠데타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가봉24' TV 방송 화면 캡처
가봉의 군 고위 장교들이 30일(현지시간) 가봉 국영방송에서 자신들의 쿠데타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가봉24' TV 방송 화면 캡처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아프리카 가봉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알리 봉고 온딤바 현 대통령을 가택연금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영부인 비서관인 한국인 1명이 군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전일 가봉 군부는 "봉고 온딤바 대통령을 반역죄로 체포했다"며 "은구마 장군을 만장일치로 과도 재건위원회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은구마 장군은 봉고 온딤바 대통령과 친척 관계로, 2020년부터 대통령 호위 기관인 '공화군 수비대'를 이끌어 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군부 쿠데타는 현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아버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에 이어 56년째 독재를 이어가며 국민 반감이 높아져 발생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군부는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3연임에 성공한 것을 놓고, 이를 '신뢰할 수 없는 선거'라고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1960년까지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은 가봉은 현재 프랑스 및 대통령 일가에 대한 국민 반감이 치솟아 있는 상황이다. 은구마 장군은 30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3선 출마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봉고 온딤바 대통령은) 물러났으며,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가봉인으로서 권리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가봉 쿠데타는 지난 3년간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쿠데타 중 8번째다. 지난 3년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여덟 번째 쿠데타다. 말리·차드·니제르 등 아프리카에서 연쇄적 무장봉기로 이른바 ‘쿠데타벨트’가 확대돼 나가며 미국 및 유럽의 아프리카 영향력이 크게 감소하는 형태다. 국제사회는 이번 쿠데타에 대해 평화적 사태 해결 및 봉고 온딤바 대통령에 대한 신변 안전을 촉구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국제연합(UN)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UN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문을 발표하며 "(이번 쿠데타는) 선거 이후의 위기를 해결하려는 수단으로써 벌어졌다"며 군사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무사 파키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가봉의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군부는) 대통령과 가족, 정부 인사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 등도 비슷한 우려를 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쿠데타가) 깊이 우려스럽다"며 "민주적 통치에 대한 가봉 국민의 요구를 계속 지지하고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가봉 군부에) 국가와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집중하고, 대화를 통해 이견을 평화롭게 해결하며, 가능한 한 빨리 정상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봉 쿠데타 과정에서 영부인 비서관을 지내던 한국인 1명이 납치되는 등 한국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가봉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가봉 내 한국 교민은 대사관 직원 및 가족 11명을 포함해 모두 44명이며, 이 가운데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33명이다. 체포된 비서관 외에 다른 교민들은 안전한 상태로, 외교부는 안전하게 우리 교민의 신변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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