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대통령 개입 의혹'에 "탄핵 소지" vs 與 "발언 취소하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대정부질문 첫날 '정치 분야' 질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채 상병 사망 사건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이 오염수 방류와 채 상병 사건의 외압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질의하자, 여당은 방어에 주력했다. 다만 질의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개입 의혹과 관련해 탄핵을 언급하자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나오는 등 여야 간 갈등이 거세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오염수 대응 관련 내년도 예산' 질문에 "정치권이 과학에만 기초해 논의하면 그 예산은 한 푼도 필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되겠지만, 위험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리면 (정부가) 내년도에 하려고 하는 몇천억원을 가지고도 부족할지도 모른다"며 "100만 어민들이 간곡히 정치권이 잘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오염수 방류 대응 예산을 7380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국내 해역 방사능 조사 정점을 243개로 확대하고 수산물 방사능 검사 건수도 총 5만5000건으로 2배가량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한 총리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으로 접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 송파구 가락시장 방문을 언급하면서 "점포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간곡하게 정치권에서 근거 없는, 과학 없는 가짜뉴스로 우리 수산물이 위험하다는 이야기 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정치권에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문제가 있으면 과학으로 토의하고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홍번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공세를 펼쳤다. 정부·여당이 홍범도 장군을 두고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공산당 이력을 얘기하지만 홍 장군은 1927년 소련공산당에 입당했고 고려인을 보호하기 위해 했다는 것이 역사적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장군의 업적을 존경하지만, 육군사관학교의 정체성과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봤을 때 여러 가지 이론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 국가검열상을 역임한 김원봉을 치켜세우는 등 역사를 왜곡했다고 맞받아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며 "윤미향 의원이 조총련 행사에 참여했고, '남조선괴뢰도당'이라는 모멸적 표현을 듣고도 자리를 지켰다"고 꼬집었다.
여야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야당이 윤 대통령의 개입 의혹이 거론하자 여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본회의장이 발칵 뒤집혔다. 설 의원은 한 총리에게 설 의원은 "총리는 아니라고 하지만, 조사를 하면 당연히 결론은 직권남용으로 나올 것이라고 본다. 만천하 국민들은 다 그렇게 알고 있다. 증거가 넘치고 넘친다"며 "탄핵까지 갈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탄핵 발언 취소하세요", "총리님 답변하지 마세요", "탄핵이 뭐야" 등 고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