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국내 주택업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부문에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잇따라 수주고를 올리며 지난 8월까지 올해 누적 수주액은 지난 2018년 이후 최초로 200억 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219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9% 늘었다.
월 누계 수주액을 보면 지난 1월 6억6000만 달러, 2월 41억6000만 달러, 3월 61억1000만 달러, 4월 77억7000만 달러, 5월 86억7000만 달러로, 5월까지는 작년 수준(103억 달러)에 못미쳤다.
그러나 지난 6월 17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수주액을 훌쩍 뛰어넘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7월에는 190억 달러, 8월 219억3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작년 수주액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6월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것이 전체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건설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에서 수주한 50억 달러 규모 석유화학단지 공사는 그간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및 2014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등에 이은 역대 7위 규모다.
이에 힘입어 중동지역 수주액은 작년의 2배 이상 많은 7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지역 수주 비중 역시 33.8%로 세계 각 지역 중 가장 높다. 북미·태평양에선 건축 위주로 73억4000만 달러(비중 33.5%)를, 아시아에선 산업설비와 건축을 중심으로 43억 달러(19.6%)를 각각 수주했다.
8월까지 양호한 수주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목표치인 3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거둘지도 주목된다.
연간 해외 수주실적은 2020년 이래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 중이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300억원 돌파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작년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계약이 늦춰지거나 계약이 이뤄져도 계약서 제출이 연말을 넘기면 내년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최종수치는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