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친에 대한 '친일파' 주장에 "정치 악용, 당장 중단해야"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친을 친일파에 비유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소했다. 이에 따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등으로 빚어진 독립영웅에 대한 '이념 논쟁'이 전임 대통령과 현 정권 간의 본격적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의 측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박 장관을 고소했다고 12일 전했다. 지난 6일 윤 의원이 박 장관에 대해 법적 조치를 예고한 지 약 1주일 만이다.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이 아무 근거 없이 부친에 대해 '친일을 했다'고 매도했다"며 "정부여당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가리기 위해 전임 대통령의 부친까지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조치는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 장관이 고 백선엽 장군의 친일 여부에 관련된 질문을 받자 "(문 전 대통령의 부친도) 일제시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며 답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자리에서 발언을 비판하는 민주당에게 "백선엽이 친일이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이냐고 되물은 것"이라며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 측은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건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라며 박 장관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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