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 1위 만들 것” 팔 걷은 韓 정부…AI 규범 확립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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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AI 1위 만들 것” 팔 걷은 韓 정부…AI 규범 확립은 과제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09.1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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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AI 기술 지원 의지 피력…‘초거대 AI 도약 방안’ 청사진 밝혀
내년부터 9090억 투입…전국민 AI 일상화·전 산업 AI 도입 골자
‘ABCD’ 산업 고도화 추진…내년 AI사업에 1조2028억 투입
규제제도 구축 등은 숙제…산업계 “AI 규범 논의 주도권 잡아야” 목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우리나라 AI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산업의 발전과 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에서 AI 기술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초거대 AI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전 세계가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AI 산업 성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ABCD’ 산업 고도화를 중심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이 담긴 내년도 예산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초거대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보다 16% 늘린 1조2028억원을 관련 사업에 지원키로 한 내용도 담겨 있다. 총 694억원을 들여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와 AI반도체 데이터센터를 새로 구축한다. 또 법률·의료·학술·미디어·심리 5대 분야와 AI 접목 서비스 개발비로 38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 전용 초거대AI도 구축할 계획이다. 공공 부문의 데이터를 초거대AI가 학습해 정부 업무의 이해도가 높은 AI를 구현하는 것으로, 복수 민간 기업의 초거대AI 인프라를 활용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내년부터 예산 9090억원을 투입, '대한민국 AI 도약 방안'도 추진한다. 이는 AI 글로벌 협력 확대, 전 국민 AI 일상화 추진,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 AI 윤리와 신뢰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복지, 보건, 교육, 문화, 농어민·소상공인 지원, 재난·사고 대응, 산업 현장, 행정 등 영역에 AI를 도입할 방침이다. 법률, 의료 등 영역에서는 민간 전문가의 업무를 보조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는 ‘초거대 AI 플래그십 5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메인 특화 데이터와 초거대 AI의 언어·이미지·영상 등의 생성 능력을 결합한 민간 전문영역 응용서비스 개발을 돕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내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선도대학과 글로벌 공동연구, AI 공동랩 구축, 석·박사급 파견 등을 추진한다. 양자 협의체와 국제기구를 통해 한국 AI 신뢰성도 높인다. CCTV·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중심으로 '분야별 특화 자율점검표·개발안내서'를 개발하고 신뢰성 검·인증 체계도 마련해 AI 윤리성도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 편의성을 높이고 대규모 수요를 창출해 산업 육성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AI 기술현황과 국제규범 동향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용 네이버 정책전략 이사,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배상근 전경련 전무,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이종용 ETRI 책임연구원. /전경련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AI 기술현황과 국제규범 동향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용 네이버 정책전략 이사,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배상근 전경련 전무,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이종용 ETRI 책임연구원.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다만 AI 육성 전략 기조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투자 확대, 인프라 확보, 인재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지, 아니면 뒤에서 확실하게 민간을 밀어줄 것인지 뚜렷하지 않다는 것. 이와 관련 경제계에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AI 규제제도 구축’도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유엔(UN)이 AI 발전에 따른 위협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며 'AI 규제 전문기구' 설립 계획을 밝힌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AI 권고안'을 통해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AI 규제론’에 한국도 적극 참여해 AI 규범 논의의 주도권을 가져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지난달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관으로 열린 ‘AI 기술 현황과 국제규범 동향 세미나’에서 "AI가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누가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논의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제도 및 민관협력 체제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도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유연한 규제 프레임과 거버넌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AI 규제를 마련할 때 다른 디지털 정책과의 일관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종용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디지털 정책의 일관성을 보이는 우수 사례로 영국을 사례로 들며 "조직 기능의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내 AI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10년 장기비전이 담긴 국가 AI 전략 및 디지털 전략, 국제규범 전략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도 AI 규제제도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과도한 규제는 절대 안 되지만, AI를 제대로 더 잘 쓰기 위한 법적 규제는 필요하다"며 "인류 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입각해 디지털 윤리 규범과 질서 정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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