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프라 등 추가 수주 기대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수주액 350억 달러 달성 목표에 청신호가 커졌다. 대형 건설사 한정으로 장기화되는 국내 사업 부진 속에서 해외에서 활로 찾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해외수주액은 누적 219억3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수주액 183억 달러 대비 11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수주 흐름은 상반기 부진했지만, 하반기 대형사들이 약진하며 반등했다.
특히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5개 대형사들이 전체 수주액의 78%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린 곳은 삼성물산으로 이 기간 57억79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건설은 56억1700만 달러를 확보하며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텃밭인 중동에서 74억 달러를 수주했다. 본래 중동 다음으로 비중이 컸던 아시아(43억9600만 달러)가 밀려나고, 태평양 및 북미 지역 수주가 73억41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지난 8월 말 현대엔지니어링이 북미에서 대형 배터리·자동차 공장을 수주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 해외에선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참여 조건으로 부동산파이낸싱을 요구하는 발주자가 많아졌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고금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 상황 및 개별 기업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해외수주액 목표로 제시했던 350억 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연간 수주 목표치를 채우고도 추가수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경제전문지 MEED에 따르면 하반기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물량으로 24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자프라 가스2 프로젝트를 포함해 파드힐리 가스, 네옴 터널, 인니 CAP 2 등이 대기 중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건은 수주 곳간을 채운 기업이 계속 진출하느냐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인 시각으로 350억 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지원 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 산하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원팀코리아)는 이달 우크라 수도 키이우를 첫 방문하고, 우크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협정을 정식 체결했다. 1200조원 규모의 우크라의 재건 사업 참여에 대한 토대를 마련한 것.
실제로 국토부는 19일부터 20일까지 일정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 차원에서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2023'를 개최해 사우디 및 우크라이나 별도세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 세계 사방 국가들의 자금이 모두 모인 상태로, 자금력이 풍부해 이미 각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뛰어들고 있다"며 "표면화되지 않은 것은 우크라의 구상과 타국가, 기업간 구상이 다르기 때문일 따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