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해임건의안, 통과 예상되나 尹 거부 전망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될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해 사실상 '부결'을 요청했다. 여당이 이를 강력 성토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요청으로 내분이 격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동시에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같은 날 본회의 표결이 실시되며 귀추가 주목된다.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는 20일 자신의 SNS에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독재의 폭주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됨에 따라, 오는 21일 두 안건이 모두 표결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당에 사실상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청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이 대표가 단식 19일차에 건강 악화로 병원이 이송됐음에도, 형사절차는 별도의 조치라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에 연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당은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했음에도 약속을 깼다며 비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듣는 순간에 (이 대표가 과거 불체포특권 포기를 말한 것은) 거짓말한 것이네(라고 생각했다)"라며 "국민을 속였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직전까지도 일부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이 '가결'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이 대표의 요청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비명' 조응천 의원은 전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더라도 분열의 길로 가지 않을 방법은 이 대표가 가결해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 의원은 "박광온 원내대표가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라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라며 "(가결이 당론화되지 않는다면 의원들이 지지자를 의식해 가·부결 여부를 공개하면서) 헌법상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21일 표결 이후 지속해 '부결'을 고수했던 친이재명(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렇듯 이견이 큰 체포동의안에 반해 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이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68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총의만으로도 단독 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대 국회에서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은 처리된 사례가 한 번도 없기에 이번 해임안은 민주당이 체포안에 대한 '체면 세우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야당 단독 법안 및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온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도 해임 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앞서 민주당은 윤 정부 국무위원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낸 바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