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됐다. 이 대표가 20일이 넘게 단식 투쟁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국회 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대한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았으나,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이탈표를 막진 못했다. 아울러 야당이 주도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은 예상대로 가결됐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적 의원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하면서 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당초 가결 표결이 확실시되는 표로 국민의힘(110명), 정의당(6명),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등 120명을 예상했다. 이를 고려할 때 민주당 의원 중에서 약 30명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번 표결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하지 않고 자율 투표하기로 하면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개최한 뒤 이번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자율 투표' 방침을 정했다. 당 지도부는 '부결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를 당론으로 결정하지 않고 당 소속 의원들이 이를 고려해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  실제 지난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시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민주당에서 약 30명의 이탈표가 나온 만큼 자율 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가결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본회의 전날인 지난 20일 "검찰 독재의 폭주 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달라"고 사실상 부결을 호소하면서 가결 기류가 짙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는 이 대표 주장에 공감하거나 공감하지 않는 의견들이 갈린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이 '방탄 단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오면서 향후 계파 갈등 등 당내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한동안 잠잠했던 이 대표 거치 문제 등을 놓고 내부 의견 대립이 증폭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야당 주도로 한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표결에 부쳐졌다.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의원 295명 중 찬성 175표, 반대 116표, 기권 4표로 예상대로 가결됐다. 헌정 사상 최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태원 참사, 잼버리 사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등 책임을 물어 한 총리의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에게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해임 건의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에 의해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당초 민주당이 다수석(168석)을 가진 만큼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무리 없이 단독 의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역대 국회에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처리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때문에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강제성이 없는 해임건의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은 적을 전망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한 총리의 해임건의안을 결의하자 "막장 정치 투쟁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며 비판하며 거부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