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속 사유·필요성 있다고 보기 어려워"
"백현동 직접 증거 부족 , 대북 송금 다툼 여지"
"백현동 직접 증거 부족 , 대북 송금 다툼 여지"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27일 기각됐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 판사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 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헌정사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되는 첫 사례로 남을 위기를 면했다. 앞서 지난 18일 검찰은 백현동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이 대표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유 판사는 이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 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백현동 특혜 의혹에 대해선 "공사의 사업 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북 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로 비춰볼 때 이 대표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대표가 구속을 면하면서 검찰의 '정치 검찰 과잉 수사'라는 야권의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남은 수사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추석 연휴 이후 불구속 기소를 끝으로 이 대표 관련 잔여 의혹 수사도 일단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